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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독서리뷰

젊은 지성을 위한 논어, 공자 원자/양성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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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세상을 살다 보면 나도 어느새 이기적으로 변해 있다. 사람다워지고 싶고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 보는 책이 바로 논어이다.

 

(p 54) 

조선 중기 때의 학자인 최연이 쓴 묘포서설 ‘쥐를 잡는 고양이 이야기’

내가 세든 집에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쥐들이 살고 있었다. 그 쥐들은 떼 지어 다니며 횡포를 부렸다. 음식과 곡식을 먹어치우고 책상을 갉아먹고 책까지 쏠며 온 집안에 온전한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 없게 되었는데 밤낮으로 버젓이 극성을 부렸다. 나는 몹시 걱정한 끝에 고양이 한 마리를 구해와 구석에 놓아두고 쥐를 잡게 하였는데 고양이는 쥐들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 전혀 잡으려 들지 않았고 오히여 쥐들과 어울려 장난을 치니, 쥐들은 떼 지어 다니며 거침없이 더움 심하게 횡포를 부렸다. ‘이 고양이는 편히 사람의 손에서만 길러져 제 할 일을 게을리 하니 비유하자면 나라의 법관이 부정한 짓을 한 자를 제재하는 일에 힘쓰지 않고 장수가 적을 방어하는 일에 태만한 것과 무엇이 다르랴.’ 나는 한참 동안 개탄하다가 실의에 빠져 이곳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런지 며칠 후 어떤 사람이 와서 하는 말이 “우리 집 고양이가 있는데 매우 사납고 날쌔서 쥐를 잘 잡는다"라고 하므로 그놈을 부탁하여 데려왔다. 과연 10여 일이 채 되지 않아 쥐 떼가 잠잠해졌다. 쥐들이 지내던 쥐구멍에는 거미줄이 쳐 짐으로써 그전에 찍찍거리며 갖은 횡포를 부리던 자취가 깨끗이 사라져 집기며 의류 등 물건이 더 이상 손상되지 않았다.

대체로 쥐는 본디 숨어 사는 동물로서 항상 사람을 무서워한다. 전에 그처럼 횡포를 부리고 피해를 끼친 것은 그것들이 어찌 뱃심이 있어 사람을 깔본 것이겠는가. 사람이 그것을 막을 방법을 몰랐기 때문에 그처럼 멋대로 굴었던 것이다. 아! 사람은 쥐보다 슬기로운데도 쥐를 막지 못하고 고양이는 사람보다 슬기롭지 못한데도 쥐는 고양이를 무서워하였으니, 하늘이 만물을 세상에 내면서 이처럼 제각기 할 일을 부여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만물의 영장인 인간으로서 명예를 훔쳐 의리를 좀먹고 이익을 탐하여 남을 해치는 짓을 쥐새끼보다 심하게 하는 자들이 많으니, 국가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어찌 그들을 제거할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고양이가 쥐를 잡는 것을 볼 때 마치 부정한 자를 제거하는 것과 비슷하였으므로 마음속에 느낀 점이 있어 이 글을 쓴다.

...

바르지 못한 것을 바로잡아야 할 직무를 지닌 자가 그러한 무도한 자와 합세하여 부정부패를 일삼고 조장한다면 이 나라는 온전한 구성이 없는 좀먹은 나라가 될지도 모릅니다. 관직을 맡은 관리가 자신의 본분을 다하느냐와 다하지 않느냐의 차이는 사회의 안정성과 사회 풍토, 아울러 백성들의 삶의 태도와 삶의 질까지 결정합니다. 정해진 직분에 도리를 다하는 것, 공자는 이것을 정치의 기본이라고 보았습니다.

자로가 공자에게 묻기를 “만약 위나라 임금께서 선생님을 모셔서 정사를 펼치게 한다면 선생님께서는 어느 것부터 먼저 하시겠습니까?”하니, 공자는 “나는 반드시 명분을 바로 하겠다."라고 하였다.

 

부정한 것을 보고도 부정하다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러면 자연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더라.

나 하나 쯤이야하고 지나가 지나가 버리는 부정한 사람들을 나는 속으로 욕했다.

그래서 내 안에 자라난 반발심과 화가 식을 줄 몰라 화병이 되어 버렸나 보다.

그런 부정한 것을 보면 할 수 있는 행동은 세 가지다.

 

첫째, 잘못했다고 지적한다. 두 번째, 부정한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묵인한다. 세 번째, 잘못된 의견에 동조한다.

 

나는 두 번째를 선택한 것 같다. 혹은 첫 번째 방법을 선택했지만 내 의견이 용인되지 않아 받은 상처 때문에 지금 요양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역할 본분을 다하는 것을 정명이라고 한다.

내가 가진 역할과 명분을 다하는 것이 기본이다.

부정한 것을 부정하다 말하는 역할을 다 해야 한다.

 

 

(p 126)

부모와 자식, 선생과 학생, 친구 관계, 윗사람과 아랫사람, 임금과 신하, 임금과 백성, 관료와 백성 등등 모든 관계에서 신뢰는 바람직한 관계의 출발점이지요. 평소 나의 모든 언행이 신뢰를 받느냐 받지 못하느냐를 좌우하므로 스스로 신뢰받을 수 있을 만한 말과 행동을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군자는 자신을 되돌아보기를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인간다움을 갖추려고 노력하지요. 군자도 과연 미워함이 있을까요? 다음 문장을 봅시다.

자공이 물었다. “군자 또한 미워함이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미워함이 있다. 남의 나쁜 점을 여기저기 말하고 다니는 사람을 미워하며, 덕과 재주가 없어 낮은 자리에 있으면서 덕과 재주를 갖춘 윗자리에 있는 사람을 비방하는 자를 미워하며, 용맹하기만 하지 예가 없는 자를 미워하며, 과감하기만 하고 융통성이 없는 자를 미워한다.” “너 또한 미워함이 있느냐?” (자공이 말했다.) “상황을 엿보아 눈치 빠르게 행동하는 것을 지혜로 여기는 자를 미워하며, 겸손하지 않은 것을 용감하다고 여기는 자를 미워하며, 남의 사사로움을 들추어내어 공격하는 것을 정직함으로 여기는 자를 미워합니다.”

자공은 궁금했습니다. 인자는 널리 사람을 사용하는 존재니, 군자도 미워하는 것이 없을 거라 여겨 스승에게 물은 것이지요. 공자는 군자도 미워하는 것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남의 단점을 말하는 것은 어진 마음과 후덕함이 없는 것이고,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윗사람을 비방하는 것은 공경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며, 용맹하기만 하고 예가 없으면 난을 일으키게 되고, 과감하기만 하고 융통성이 없으면 함부로 행동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공자는 어진 마음이 없는 자, 공경하는 마음이 없는 자, 난을 일으키는 자, 망령된 행동을 하는 자를 미워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자공도 “너도 미워하는 것이 있느냐?”하는 공자의 물음에 눈치 빠르게 대처하는 것을 지혜로움으로 삼는 자, 겸손하지 않은 것을 용감하다고 여기는 자, 남의 치부를 파헤쳐 공격하는 것을 정직함으로 여기는 자를 미워한다고 답한 것입니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미워함은 어디에 있는지 정리해 보았다.

  1. 나쁜 점을 여기저기 말하고 다니는 사람 (어진 마음이 없는 자)
  2. 덕과 재주가 없어서 낮은 자리에 있으면서 덕과 재주를 갖춘 윗자리에 있는 사람을 비방하는 자 (공경하는 마음이 없는 자)
  3. 용맹하지만 예가 없는 자 (난을 일으키는 자)
  4. 과감하기만 하고 융통성이 없는 자 (망령된 행동을 하는 자)
  5. 상황을 엿보아 빠르게 행동하는 것을 지혜로 여기는 자
  6. 겸손하지 않은 것을 용감하다고 여기는 자
  7. 남의 사사로움을 들추어내어 공격하는 것을 정직함으로 여기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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