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평소에 하고 싶었던 독서모임에 가입했다. 그리고 첫 독서토론 모임에서 선정된 책뿐만 아니라 관련된 책 두 권을 더 읽어오는 정성을 보여주는 한 분을 뵈었다. 노트엔 발췌해놓은 글이나 느낀점을 적어놓은 글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책 읽기에만 급급했던 내 모습이 반성되었다. 이전에 공자가 말씀하기를 "배우기만 하고 스스로 사색하지 않으면 학문이 체계가 없고, 사색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오류나 독단에 빠질 위험이 있다."(학이불사즉망 하고 사이불학즉태) 고 하셨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나오는 생각들을 정리하기 게을러했고, 책을 읽고 지식을 머릿속에 넣기만 하려고 했다. 난 최대한 책을 빨리 읽고(대충 읽고) 블로그에 인상 깊은 구절이나 느낀점을 간단히 정리해 올렸다. 그리고 그 수를 세기 바빴다. 남는 것은 거의 없고, 기억을 더듬기 위해 다시 읽은 내 블로그 글들은 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찾은 책이 바로 ‘서평 글쓰기 특강’이다.
이 책은 책을 읽어도 변한 것이 없다면 서평 쓰기를 권한다. 서평을 어떻게 써야 할까? 독서초보자들을 위한 서평쓰기 가이드를 제시한다.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독서 태도가 바뀌어야 하는데, 책을 읽다가 공감 가는 대목에 밑줄을 긋고, 느낀점을 메모해 붙여놓는다. 그리고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마감을 두고 꾸준히 쓰기를 권한다.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는 서평에는 독후감보다 더 객관적인 글(정보)가 들어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 ‘이젠 출력 독서법이다!’ 발췌
출력 독서법의 과정
1. 1차독서 – 체크 및 밑줄
2. 필사 및 발췌 연습
3. 조사 – 작품배경, 작가연구, 작품해석, 언론이나 일반독자의 서평
4. 2차독서 – 서평에 담고자 하는 주제 및 키워드 찾기
- ‘나를 지키는 비평 습관’ 발췌
나이 서른이 넘어서도 부모 의견에 끌려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옷을 고르거나 여행을 하는 일상적인 선택부터 크게는 직장문제나 결홈에 이르기까지 ‘부모’라는 산을 넘지 못해 괴로워합니다. 그럴 때 저는 말합니다. “설득하는 법을 배우세요, 그리고 연습하세요. 포기하지 마세요.
자기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갈 수 있다면 성공한 삶입니다. 돈이나 명예보다 중요한 것은 ‘재미와 의미’입니다. 스스로 재미를 느껴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인가, 의미를 찾으며 할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적어도 이 문제만큼은 침묵해서는 안됩니다. 그 침묵이 스트레스와 병, 무기력으로 이어져 무엇을 해도 기쁘지 않고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그저 사는대로 살아가는 존재가 돼버리니까요.
나를 지키는 비평 습관, 자기 입장을 드러내는 습관은 글쓰기를 넘어 삶의 태도로 이어지는 문제입니다. 누구나 자기 생각과 감정이 있는데, 그걸 표현하지 못한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아니, 행복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무력한 나날을 보낼 뿐입니다.
막연히 행복하게, 편하게 살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그 첫걸음인 ‘재미와 의미’는 무시합니다. 점점 생기를 잃고, 무력하게 살아가는 자신에게 ‘행복’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겠지요. 리뷰를 잘 쓰기 위해 비평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내 삶을 찾기 위해 우리는 비평을 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도 단순 감상에서 벗어나 비평하는 습관을 기르게 합시다. 자기 입장과 주관을 뚜렷이 하는 습관이 될 테니까요.
- ‘서평쓰기 로드맵‘ 발췌
발췌→메모→개요→초고→퇴고
*서평의 틀*
A. 타입
1문단 – 작가 및 작품소개
2문단 – 줄거리/주요 내용 요약
3문단 – 발췌 및 해석
4문단 – 전체 느낌/추천 대상/추천 이유
B. 타입
1문단 – 발췌
2문단 – 작가 및 작품 소개
3문단 – 전체 느낌/추천 대상/추천 이유
C. 타입
1문단 – 줄거리/주요 내용 요약
2문단 – 작가 및 작품 소개
3문단 – 발췌 및 해석
4문단 – 전체 느낌/추천 대상/추천 이유
D. 타입
1문단 – 읽게 된 배경, 단상
2문단 – 줄거리/주요 내용 요약
3문단 – 발췌 및 해석
4문단 – 전체 느낌/추천 대상/추천 이유
E. 타입
1문단 – 전체 느낌 또는 평, 간단한 작가 및 작품소개
2문단 – 줄거리/주요 내용 요약
3문단 – 발췌 및 해석
4문단 – 추천 대상/추천 이유/마무리
- ‘서평 쓸 때 주의할 점’ 발췌
*서평 쓰기의 팁*
1. 책 내용을 ‘전부’요약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라. 이런 서평은 지루하다.
2.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 정해라. 할 이야기가 명쾌하지 않는 서평은 단숨에 읽히지 않는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에게 ‘장황한 서평’은 고역이다.
3. 서평 쓰기 전에 밑그림 그리는 작업 즉, 구조 짜는 과정을 거쳐라.
4. 구조를 짜면서 ‘주제’가 살아 있는지 점검하라. 여기서 말하는 주제는 책의 주제가 아니라 서평의 ‘주제’다. 왜 이 서평을 쓰는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스스로를 설득시키지 못하면, 독자를 설득하지 못한다.
5. 서평의 ‘제목’에는 하고싶은 말, 즉 주제가 드러나면 좋다.
6. 좋은 글은 고속도록처럼 빠르다. 중간에 “턱턱” 걸리거나, 장황하면 좋은 글이 아니다.
*서평 구조 짜는 법*
1. 책을 읽은 후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갖는다.
2. 생각의 시간을 통해, 서평에 ‘무엇을 담고 싶은지’정리한다.
3. 서평에 담고 싶은 키워드를 백지에 정리해본다.
4. 이 중 가장 하고 싶은 말 ‘한가지’를 고른다. 나머지 키워드는 과감하게’축소’한다.
5. 몇 단락으로 쓸 것인지, 단락 구성은 어떤 순서로 할 것인지를 계획한다.
6. 단락 순서가 ‘유기적으로’ ‘매끄럽게’ ‘단숨에’ 연결되는지 살펴본다.
7. ‘주제’를 잘 전달하고 있는지를 점검한다.
나와 같이 열심히 책을 읽고도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읽어 볼만한 책인 것 같다. 결국 서평 글쓰기는 나만의 글쓰기로 이어지는 시작점인 것 같다. 나는 평소에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은 있었지만 노력해서 글쓰기에는 게을렀다. 무슨 일이든 원하는걸 얻기 위해선 노력이 수반된다. 나는 이전에 프로그램 개발 공부를 하면서, 개발 지식들을 긁어 에버노트(evernote)에 저장해 놓았다. 그리고 그게 내 지식인양 까불었다. 이해도 못한 채 말이다. 책 읽기도 비슷했던 것 같다. 책 한 권 읽고 머릿속에서 자동정리를 통해 내 머릿속에 지식 차곡차곡 쌓여가겠구나 생각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서 남은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으니 이제 노력해서 객관적인 서평을 한 번 써보자.
'Review > 독서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물, 스펜서 존슨 (0) | 2019.07.21 |
---|---|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페르난두 페소아 (0) | 2019.05.26 |
서른살 경제학, 유병률 (1) | 2019.04.27 |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허지원 (0) | 2019.04.20 |
독서력, 사이토 다카시 (0) | 2019.04.18 |